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금강고려화학)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 와중에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어 과연 누구 말이 옳은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상영 명예회장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인이 상중에 몰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느니, 유족의 상속포기를 종용했다느니 하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매입은 고 정몽헌 회장 영결식 당일 장례식장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우려한 현대그룹 최고경영진의 다급한 요청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이어 "고 정몽헌 회장의 보증채무가 1조원에 달해 그의 금융채무를 대신 변제하는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유족을 위해 상속포기를 권유했는데 진의가 왜곡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산상속 여부는 90일 이내에 결정하도록 돼 있어 당연히 상중에 결정할 수 밖에 없는데도 이를 두고 비난 하는 것은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정 명예회장이 한달 기한(9월4일)을 줄 테니 상속포기 결정을 하라고 강요했다"며 "현대상선의 주가가 올라가 상속포기를 보류하자 화를 내며 49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혹시 남편 빚 대신 삼촌이 맡게 된 담보 때문에 화가 났나 해서 지난 달 290억 원 중 80억원을 금호생명에 갚았더니 오히려 체육관 개관식 참석을 취소했다"며 "이후 '상속을 포기하지 않으면 가족은 물론 회사도 도와줄 수 없다'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이어 정 명예회장이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자사주를 내놓을 것을 강요했는데 M& A 방어를 위해서라면 유사시에 의결권이 있는 지분으로 돌릴 수 있는 자사주를 왜 내놓으라고 강요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KCC는 이날 오후 현회장측의 국민주 발행을 결의한 이사회 결정과 관련, 법원에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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