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사진) 삼성회장이 현장경영에 나서면서 그룹경영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최근 뉴스위크지에 '수도사적인 생활을 하는 한국의 경제대통령'으로 소개된 이 회장은 20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디지털 미디어 부문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디지털TV, 홈시어터, 컬러프린터 등의 시장점유율을 2007년까지 세계 1위로 끌어 올리기 위한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디지털 미디어시장은 첨단기술과 브랜드를 갖춘 일류 제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각축장"이라며 "부품이 아닌 첨단 세트제품에서도 세계 일등이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제품간 경계가 없어지는 디지털 시대에는 기술 표준그룹에 끼지 못하면 사업자체가 어렵다"면서 "디지털 제품의 3대 생산요소인 기술, 설계 디자인의 일류화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은 이번 회의에서 디지털TV의 경우 핵심부품과 기술경쟁력 확보로 독자적인 화질 및 음향기술을 개발, 2005년에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업체로 부상하고, 프린터는 2007년까지 세계시장점유율 28%를 달성, 세계 톱3에 진입키로 했다.
상반기에 거의 대외활동을 자제했던 이 회장은 10월 9일 반도체부문 사장단 회의, 11월 13일 휴대폰부문 회의를 주재하는 등 최근 잇따라 전략품목 특별 임원회의에 의욕을 보여왔다. 이 회장의 현장경영은 최근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재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재계 총수들이 검찰의 소환움직임에 잔뜩 움추린 채 대외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회장은 오히려 활발한 현장경영으로 위기국면을 돌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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