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기타는 서로를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 악기예요." 기타리스트 이병우(왼쪽)의 말처럼 혼자서도 연주가 가능한 두 악기의 만남은 흔히 보기 힘든 조합이다. 더욱이 가요에서 출발해 클래식까지 넘나드는 이병우와 클래식에서 출발해 대중음악까지 섭렵하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만남이다. 그러니 2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둘의 공연이 '화음'(和音)이란 부제처럼 어디서 어울림을 이룰지 관심을 모은다.이병우와 박종훈
이병우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많을 일을 했다. 오랜만에 5집 앨범 '흡수'를 선보인 후 이런저런 공연과 함께 완성도를 인정 받았던 영화 '장화, 홍련'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음악을 동시에 맡았다. 1984년 그룹 '어떤날'의 세션으로 출발한 그는 89년 유학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와 미국 피바디 음대에서 클래식 기타를 전공한 후 교향악 축제를 비롯한 정통 클래식 무대에도 섰다.
박종훈은 연세대 음대를 졸업하고 줄리어드에 유학한 후 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에서 리스트 연주 전문가인 라자 베르만을 사사, 뛰어난 테크닉을 이어받았다. 역시 카네기홀을 비롯, 국내외의 여러 무대에 섰다. 자작곡을 가지고 연주회를 열만큼 끼가 풍부하며 지난해 '안단테 텐덜리'라는 크로스오버 음반을 출시했다.
차이점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생활 습관이다. 이병우는 주로 낮에 자고 밤에 일어나 작업을 한다. 낮에는 번잡해서 집중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반면 박종훈은 이른 아침에 연습이나 작곡을 한다. "밤에 작곡을 하면 자아도취에 빠지기 쉬워서 다 명작으로 들리거든요." 그러나 작품을 만드는 방법은 박종훈이 더 즉흥적이다. "피아노를 치면서 녹음을 해요. 주로 여행 다니면서 소재를 얻는데 그때 그때 악보에 적기는 하지만 돌아와서 피아노 앞에 앉을 때가 더 잘 됩니다."
공통점
둘 다 음악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갖고 있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말한다"는 점도 닮았다. 그래서 제자도 가르치지 않는다. 학교에서 배울 건 배우면서도 얽매이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번 연주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3번',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을 각각 연주한 후 보케리니의 '쳄발로와 기타를 위한 서주와 판당고', 클로드 볼링의 '기타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함께 연주한다. 반주는 김봉이 지휘하는 서울시향. 1만∼4만원. (02)580―1300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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