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내우외환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미국 등 세계 증시가 테러 우려 등으로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국내에서 LG그룹 등 유력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정치자금 수사와 함께 카드사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증시가 혼돈에 빠졌다.종합주가지수는 19일 장 중 3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770선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이틀째 1,000억원이 넘는 매도를 이어가자 상당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등 시장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테러 위협에 세계도 한국도 휘청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주요 증시가 테러 위협과 달러 약세 등으로 연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이날 미 달러화의 약세까지 겹쳐 나스닥이 1.46% 하락한 1,881.75로 마감, 1,900선이 붕괴되었다. 미 증시는 지난 8거래일 동안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7일간 내림세를 탔다.
일본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는 이미 1만엔선 붕괴에 이어 이날 주이라크 일본대사관 피격 소식 등으로 2% 이상 급락했다.
카드사와 비자금 수사기업 직격탄
카드사 유동성위기 재연과 검찰의 LG홈쇼핑 압수수색 소식은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외국인을 필두로 투매에 가까울 정도로 주식을 내다 던진 외환·LG카드는 각각 14.60%와 14.23% 하락했다.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도 카드사의 후폭풍에 급락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7% 이상 떨어진 것을 비롯해 금융주 전체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 LG와 금호그룹 등에 대한 대선자금 수사도 시장의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LG그룹은 지주회사인 (주)LG가 12.65%, 압수수색이 실시된 LG홈쇼핑이 9.84% 하락하는 등 대부분 계열사의 주가가 7%이상 빠졌다. 금호그룹도 금호산업과 금호종금이 각각 5.11%와 6.30% 떨어지는 등 정치자금 수사의 여파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국내 증시 조정 상당기간 지속될 듯
안팎의 악재로 국내 증시는 당분간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JP모건은 소비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져 내년 1분기까지 지수가 700이하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삼성증권 김승식 조사팀장은 "카드문제로 시장의 신뢰를 재차 잃은 상황에서 LG 수사에서 회계부정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만약 밝혀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달 초까지 조정국면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카드사 문제 등은 썩은 고름이 터지는 것으로 국내외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이번 주안에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간 조정을 예상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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