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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멋과 풍류를 따라…/학고재 재개관전 "유희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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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멋과 풍류를 따라…/학고재 재개관전 "유희삼매"

입력
200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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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화랑이 인사동에 새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20일부터 개관전으로 '유희삼매(遊戱三昧)―선비의 예술과 선비 취미'를 연다. 옛것에서 배우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학고창신(學古創新)의 의미에서, '선비'를 조선시대 500년 역사가 낳은 가장 자랑스럽고 뿌리깊은 가치 개념으로 보고 그 정신과 예술, 여유를 보여주는 시·서·화를 모았다.전시에 나온 송문흠의 글씨 '행불괴영 침불괴금(行弗愧影 寢不愧衾)', 즉 '행동할 때는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게 하고 잠잘 때는 이부자리에 부끄럽지 않게 한다'는 경구가 그 정신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선비는 이렇게 엄격한 기강뿐만 아니라 공자가 말한 '유어예(遊於藝·예에서 노니는 것)'의 여백을 지니고 있었다. 전시 제목으로 쓰인 조윤형의 글씨 '유희삼매'가 그것을 압축한다.

출품작 중 겸재 정선(1676∼1759)의 '구학첩(丘壑帖)'에 실린 그림 3점이 발굴, 공개된 것이 특히 주목된다.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 '구학첩'은 1738년경 겸재가 단양, 영월 등지를 유람하고 그린 그림과 시를 함께 묶은 시화첩으로, 그간 관아재 조영석의 문집에 실린 글로 그 존재만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3점의 그림은 각각 단양의 '봉서정' '삼도담'(사진) '하선암'의 실경산수를 그린 수묵담채화로 조영석 등의 발문도 함께 공개됐다.

또 18세기 서화 수집가로 유명했던 석농 김광국이 엮은 화첩인 '석농화원'에 3점의 외국 그림이 들어있었다고 전언으로만 알려져 있었는데, 그 그림들도 모두 발굴 전시된다. 이태호 명지대 교수가 그 중 한 점인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피터 솅크의 동판화 '술타니에 풍경'을 구입해 공개했으며, 나머지 두 점은 한국계 중국인 화가 김부귀가 그린 '낙타도'와 18세기 일본의 우키요에(浮世繪) '미인도'이다.

이외에도 퇴계 이황의 글씨부터 처음 공개되는 박제가의 그림, 다산 정약용이 자신이 입던 낡은 옷에 써서 만든 시첩 등 전시작들은 선비 정신의 멋과 맛을 한껏 느끼게 한다. 전시는 12월 2일까지. 문의 (02)739―4937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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