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술(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SK 자금수수 비리에 깊숙이 관련된 이영로(63)씨의 병세를 놓고 야당과 검찰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씨가 최씨 수사에 맞춰 뇌졸중으로 입원한 과정에 다른 배경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18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검찰이 SK비자금 수사와 관련, 이씨가 입원하기 전에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도 조사하지 않았다"며 "간호하는 사람 말로는 의사표현이 가능하다는데 이씨가 검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민감한 수사의 축소를 위해 이씨를 위장 입원시켰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검찰은 "도대체 이씨의 건강상태를 확인해보고 하는 소리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대검의 한 수사 관계자는 "수사팀이 직접 부산대 병원에 입원한 이씨의 건강상태를 주치의와 함께 확인했다"며 "이씨는 9월 중순 처음 입원했을 때 사망 가능성이 70%에 달하는 등 위독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야당이 특검 수용 압박카드로 연일 터뜨리는 '검찰 흠집내기'식 폭로에 매우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향후 수사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씨의 건강상태에 대해 부산대병원 담당 전문의는 최근 "현재 이씨의 정신상태가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어서 사건을 기억해 답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공식 소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0일 상태가 다소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겼으나 아직 의식이 혼미한 상태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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