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3.8∼4.0%에 불과한 요즘, 절세는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다. 1년에 똑같이 1,000만원의 이자를 받아도 이자소득세(16.5%)가 비과세 되는 상품에 가입하면 연간 165만원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말정산을 통해 다음해 1월 돌려 받는 기존 납부 세금도 소득공제 금액이 많을수록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비과세 대상 상품이 축소되거나 가입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소득공제 한도도 달라지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늦어도 올해 연말까지 해당 상품에 가입해야 최대한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장기주택마련저축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들어둬야 할 금융상품 1순위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일 것이다. 이 상품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7년 이내 해지하면 다시 납부), 연간 저축금액의 40% 내에서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자(연 5% 내외)도 웬만한 금융상품보다 높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가입조건이 까다로워진다. 올해까지는 만 18세 이상이면서 무주택이거나 전용면적 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라면 가입할 수 있었으나 내년부터는 여기에 '가구주'라는 요건이 덧붙여지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배우자나 분가하지 않은 자녀 이름으로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이 상품에 가구주인 본인은 물론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 가입해두면 내년이 돼서도 비과세 혜택은 물론 소득공제를 통해 세금도 일부 돌려 받을 수 있다. 현행 소득세율(연소득에서 소득공제 금액을 뺀 과세표준에 따라 9.9∼39.6%)을 감안하면 소득공제 최대금액 300만원에 따른 세금 환급효과는 무려 29만7,000∼118만8,000원에 이른다.
이밖에 하나은행이 올해 말까지만 한시 판매하는 '하나 마이플랜 비과세저축'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만기가 최장 50년이나 되지만 올해 가입하면 최대한 비과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처음 계좌를 만들 때 1만원만 넣으면 추가로 넣지 않아도 50년 동안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며 "7년 이상 불입하면 중간에 해지해도 되기 때문에 초장기 저축에 대한 부담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등의 예탁금
농·수협 단위조합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의 조합원 예탁금도 내년부터 비과세 혜택이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지금까지는 1인당 2,000만원 한도로 이자소득에 대해 전액 비과세되고 농특세 1.5%만 납부하면 됐지만, 내년에는 6%, 2005년에는 10.5%의 이자소득세(농특세 포함)를 내야 한다.
따라서 이들 기관에 2,000만원을 예탁했을 경우 올해는 이자가 98만5,000원이지만, 내년에는 94만원, 2005년부터는 89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주의할 점은 이미 예탁금에 가입한 사람들도 내년부터 받게 되는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바뀐 기준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올해 가입하더라도 만기까지 비과세 혜택을 계속해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테크전문기관 중앙이아이피의 강창훈 대표는 "내년부터 이들 상품에 대한 이자소득세가 올라가기 때문에 예탁금에 가입하려고 하는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며 "그러나 이자소득세가 올라도 타 금융상품의 이자소득세 16.5%에 비해서는 낮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또 하나 신경을 써야 할 것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 변화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올해 말까지는 10년 이상 대출을 받는 경우에만 1년 동안 은행에 낸 대출이자 가운데 6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았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소득공제 한도가 1,000만원으로 커지는 대신 대상 기준이 15년 이상으로 늘었다. 따라서 소득공제 효과를 노리고 올해 이 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은 대출 상환기간을 15년 이상으로 잡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도 올해 20%에서 내년에는 15%로 축소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즉 올해까지는 총 급여액의 10%를 초과한 연간 카드 사용액의 20%가 소득공제 금액이었으나 내년부터는 15%만 소득공제 금액으로 인정 받는다. 여기에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전년 12월부터 해당년 11월까지 사용한 금액을 기준으로 연말정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가구나 가전기구 등 고가품을 신용카드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 달 30일까지 써야 소득공제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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