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텐더는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겁니다." '헝그리 투혼'의 대명사였던 부산코리아텐더가 18일 인천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1999년 7월 광주 나산 플라망스를 인수해 골드뱅크 클리커스라는 이름으로 프로농구에 입문한 지 꼭 4년4개월 만이다. 코리아텐더는 이날 전자랜드에 71―72로 아쉽게 패했다.코리아텐더는 그동안 전용구장이 없어 대학체육관 등을 전전해야 할 만큼 열악한 환경과 싸워야 했다.
지난해 구단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전가드 전형수(울산모비스)를 트레이드하면서까지 플레이오프 4강의 신화를 이뤄냈던 코리아텐더지만 '헝그리 정신'이 영원히 통할 수는 없는 법. 현주엽이 복귀했음에도 코리아텐더는 올시즌 SK에게 덜미를 잡히는 등 2승7패로 1라운드를 마감하며 추락했다. 용병 부상으로 전력이 약화하는 등 불운이 겹쳤고 언제 끝날지 모를 '동냥훈련'에 선수들은 조금씩 지쳐갔다.
힘겹기만 하던 코리아텐더에 이제 서광이 비치고 있다. KTF로의 매각이 확정된 16일 언제 그랬냐는 듯 선두 서울삼성을 완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그 동안의 한을 깨끗이 씻어 냈다. 이날 경기에서도 4쿼터 17점차의 열세를 뒤집는 뒷심을 보였지만 종료 1초전 현주엽이 자유투를 모두 놓쳐 분루를 삼켰다.
코치도 없이 홀로 팀을 이끌던 추일승 코리아텐더 감독은 "코리아텐더는 사라지지만 그때의 정신은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수들 사이에 이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넘치고 있어 지난 시즌 돌풍을 다시 한번 재연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텐더는 22일 창원LG와의 홈경기부터 KTF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서게 된다.
/부천=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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