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격인 중앙위의장 직선 여부를 둘러싸고 열린우리당의 지도부와 소장파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11일 창당 대회에서 직선제를 당헌·당규로 못박았지만, 김원기 중앙위의장을 비롯한 중진들이 원내 정책정당화를 내세워 간선제를 고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대립은 '세대간 헤게모니 다툼'의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도 많다.김 의장은 18일 "후배들과 머리를 부딪치면서 뛰는 모습이 좋지 않다"면서 "전당대회에서 직선제로 치러질 당 의장 경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러나 "중앙당을 대폭 축소하고 원내중심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정치적 소신으로, (이를 위해선) 직선제보다 간선제가 맞다고 생각한다"며 간선제에 무게를 뒀다.
당 인사들은 "지도부는 직선제를 하면 자신들이 세대교체에 따른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상임중앙위원회 인선에서 소장파와 가까운 김한길 전략기획단장이 배제됐다가 뒤늦게 선정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장파 핵심인 신기남 의원은 "간선제에 대해 미련을 못 버린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며 "신당답게 직선제를 해야만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력한 당권 주자인 정동영 의원도 "이제 전체적인 스케줄이 나와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소장파 사이에서는 "직선제를 통해 새 얼굴들이 당 간판으로 나서야 내년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 "현 지도부가 간선제를 통해 다시 당권을 장악, 정국 추이에 따라 민주당과 통합을 시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등의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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