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매업체 옥션의 모회사인 미국의 이베이가 50.01%였던 지분을 100%로 늘리고 코스닥 등록 취소를 추진한다.이베이의 100% 자회사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인 이베이KTA는 17일 일부 경제신문에 옥션 주식의 49.99%를 공개 매수한다는 광고를 전격 게재해 코스닥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이베이는 광고와 이날 오후(한국시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적정한 수의 주식을 성공적으로 취득할 경우 옥션으로 하여금 협회에 등록 취소 신청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등록취소 결정시 소수주주들의 잔여주식을 취득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2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20일간이며 주당 매수가격은 7만원이다. 지난 주말 주당 5만5,900원에 장 마감을 했으므로 가격은 상당히 높은 셈. 게다가 총 매수예정 주식수가 639만 여주이므로 매수자금은 모두 4,476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이베이의 이러한 결정에 옥션측 관계자들은 사전에 어떤 통보도 없었다며 몹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베이가 거액을 투자하기로 단독 결정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는 "최근 온켓, 다음과 같은 경쟁사업자들이 속속 온라인경매 사업에 진입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시장의 역동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공개매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베이가 경쟁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경영권을 장악한 상태에서 이 정도의 자본을 무리하게 투입하는 이유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이베이가 이미 나스닥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마당에 각종 영업 비밀 등을 일일이 공시하고 소액주주들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기업공개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베이는 전세계 26개 지사를 운영하면서 미국 본사와 한국 옥션을 제외하고는 전혀 기업 공개를 하지 않았다. 옥션은 이베이가 인수하기 8개월 전인 2000년 6월 단독으로 코스닥에 등록했다.
한편 매수가격이 7만원으로 결정되면서 옥션의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 7,000원 가량 크게 올랐다. 옥션의 경쟁상대로 지목된 온켓을 운영하는 이니시스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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