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왕중왕' 등극 일보 직전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한희원은 17일(한국시각)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렌트트렌드존스트레일골프장(파72·6,253야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여자골프(LPGA) 투어 모빌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접전을 펼쳤지만 연장 첫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아챈 도로시 델라신(미국)에 우승컵을 내줬다.이날 델라신에 1타차 뒤진 단독 2위로 출발한 한희원은 후반 9홀에서만 4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하며 파3 17번홀 버디 성공으로 델라신과 공동 선두를 이뤄 극적으로 연장전을 이끌어냈다. 한희원은 이날 보기 1개에 버디 5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2∼4라운드까지 한희원과 델라신의 3일간에 걸친 '모빌전투'. 승자와 패자의 운명은 '1인치'에서 결정이 났다. 연장 첫 홀(파4 18번홀). 한희원과 델라신은 나란히 4m 안팎의 버디 퍼팅을 남겨 놓았다. 먼저 퍼트를 든 쪽은 한희원. 한희원의 퍼터를 떠나 '챔피언'을 향해 굴러가던 볼은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고 컵 직전에서 멈췄다. 이에 비해 델라신의 볼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희원은 다시 한번 '짧은 퍼팅은 결코 컵에 들어가지 않는다(Never up, never in.)'는 골프격언을 가슴에 새겨야 했다. 특히 파4 15번홀과 파5 16번홀에서 1∼2m 정도의 버디 퍼팅을 컵 앞에서 차례로 놓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편 모빌고지 탈환을 위해 총진군을 외쳤던 태극여전사들은 막판까지 선전을 펼쳤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반 8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선두 추격에 나선 박지은(24·나이키골프)에게는 파4 9번홀의 티샷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박지은은 결국 4타를 더 줄이면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이날 3언더파를 기록한 김미현(26·KTF)과 함께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박세리(26·CJ)는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1위에 그치면서 대회 3연패에 실패했다. 안시현(19·코오롱)은 이날 5오버파를 쳐 18오버파 306타로 29명 중 28위로 경기를 마쳤다.
/모빌(미 앨라배마주)=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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