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음악밴드가 국민건강 '지킴이'로 나선다.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21일 열리는 '제1회 폐의 날' 행사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홍보대사로 경기 고양시 일산노인종합복지관 소속 8인조 '호수실버밴드'를 위촉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밴드의 평균연령은 73세. 때문에 그들의 연륜과 음악은 연예인 홍보대사와는 비교하기 힘들만큼 넓고 깊다.
악단장 최창균(78·키보드)씨는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지내다 91년 정년퇴직한 교육자 출신. 역시 서울대 음대를 나온 조선장(78·알토 색소폰)씨는 해군군악대와 국일관, 미8군 등에서 악단 생활을 했다. 그는 음악을 하면서도 전국 아마추어 권투대회에서 준우승한 경력이 있다.
이 외에 박정근(77·트럼펫)씨는 해군 군악대 단원출신이고 정인섭(80·베이스기타, 싱어)씨는 한국 노인악단 창단 멤버다. 또 여성멤버인 지연영(69·퍼스트기타)씨는 국내 첫 여성악단인 세븐시스터즈의 창단멤버였고 조병진(64·드럼)씨는 여고시절 고적대 활동을 한 실력파다.
실버밴드는 2001년 5월 일산 노인복지관측의 요청으로 창단했다. 창단초기 손발을 맞추느라 현역 밴드 못지않게 열심히 훈련했다. 손때 묻은 이들의 악보집에는 흘러간 가요부터 클래식, 최신 히트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빼곡하다.
최 단장은 "COPD가 폐기능을 약화시켜 숨쉬기 어려워지는 치명적 질병인데도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학회의 얘기를 듣고 홍보대사를 맡기로 했다"며 "국민건강의 지킴이로써 정력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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