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한국행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달만도 시스코, 애질런트, 사이베이스 등 7개 기업의 최고위 인사들이 다녀갔고, 인텔 HP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요 경영진도 비공식 방문 일정을 가졌다.이들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이나 일본을 제쳐두고 경기침체의 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을 찾는 이유는 뭘까.
존 첸 사이베이스 회장과 하워드 차니 시스코 수석부사장, PTC의 제임스 헤플만 수석 제품책임자(CPO)는 국내에서 열린 자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첸 회장은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고객 컨퍼런스 행사를 열었으며, 차니 부사장은 일주일 이상 한국에 머물며 '네트워커스 코리아' 행사는 물론 각종 포럼에도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모았다.
에드워드 반홀트 애질런트 회장, 제임스 굿나잇 SAS 회장 등은 한국 방문이 아시아 지역 순방 일정의 일부라고 밝혔다. 반 홀트 회장은 최근 자사 반도체 제품의 최고 고객으로 떠오른 국내 휴대폰 생산업체 경영진을 만났으며, 굿나잇 SAS 회장은 자사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아시아지역 투자계획을 홍보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제적인 IT 거물들이 대거 방한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한국시장의 전략적 위상이 한층 높아 진 점을 꼽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다국적기업에서 특정 해외 법인의 매출이 전체의 2%를 넘으면 대단한 성공"이라며 "불황에도 불구하고 외국 IT기업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성장을 거듭, 2%의 벽을 넘은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통신이 차세대 IT 성장동력으로 각광 받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이동통신시장이 형성된 한국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한 '견학' 목적의 방문도 많다.
이와함께 연구개발(R& D)센터 유치를 위한 정부의 '러브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들은 방한기간동안 거의 예외없이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한국내 R& D센터 설치 검토를 타진 받았다.
최근 본사 회장이 방한한 외국업체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진 장관과 본사 회장과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이 있었으며 최근 회동에서 R& D센터 설립을 부탁 받았다"고 말했다. 인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펫 겔싱어도 R& D센터 설립을 위한 협의차 짧은 방문을 했으며, 이를 전후해 HP와 MS의 고위경영진들도 한국을 찾았다. 특히 애질런트와 SAS는 회장이 직접 센터 설립에 대한 조건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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