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조만간 물갈이 소용돌이에 빠져들 조짐이다. 대선자금 파문이 한풀 꺾이고, 당의 정치개혁 방안도 확정되면서 당 지도부는 내년 17대 총선 물갈이를 위한 정지작업을 본격화할 태세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일부 중진과 비주류의 집단 반발이 예상돼 한바탕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이재오 사무총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은 내년 총선을 위해 뼈를 깎는 아픔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며 "이달 말부터는 당을 총선을 준비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제부터는 인적 청산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소장파 의원들도 때 맞춰 가세했다. 남경필 의원 등 4명이 2일 지구당 위원장직을 사퇴한 데 이어 16일엔 권오을 전재희 정병국 의원 등 3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지구당 위원장직을 내던졌다. 이들은 "정치신인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위원장 사퇴의 이유를 밝혔지만, 속뜻은 "당 물갈이의 도화선이 되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이미 공천심사위 권한강화 등 물갈이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병렬 대표는 '현역 의원 30% 물갈이' 등을 공언해왔고, 이 총장은 최근 "내달 당 차원의 중대 결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지도부의 물갈이 드라이브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는 '12월 물갈이 대란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하지만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진들은 "정치제도 개혁은 그렇다 치더라도, 물갈이 만큼은 당 지도부와 소장파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공언하고 있다. 이들은 "물갈이 공천은 곧 최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른다는 뜻"이라며 공천갈등을 세력 싸움으로 몰아갈 움직임이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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