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국산 휴대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시장에선 약진을 거듭하는 반면, 중국은 시장개척이 갈수록 힘겨운 양상이다. 14일 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휴대폰 수출은 8월을 고비로 미국은 급상승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급강하하고 있다.8월까지 중국 수출이 미국을 앞질렀으나, 9월들어 4억7,000만달러(미국)와 3억7,000만달러(중국)로 역전되더니 10월엔 5억4,000만달러(미국), 3억2,000만달러(중국)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미국은 정보기술(IT) 경기회복으로 수출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현지업체들의 시장공세가 워낙 거세 '미국 맑음-중국 흐림'의 수출기상도는 당분간 바뀌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은 경기회복 덕에 쾌청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호에서 LG전자의 CDMA 카메라폰에 대해 "카메라 기능 뿐만 아니라 게임 벨소리 데이터서비스 등 다양한 흥미거리를 제공한다"며 '주머니 속의 보석'이라고 극찬했다. 금년도 LG전자의 미국 수출 예상량은 약 1,000만대로 지난해 연간물량을 3분기에 달성했다.
미국은 CDMA비중이 40%를 넘어 처음부터 국내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했던 편. 여기에 IT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카메라폰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등이 뒤늦게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의 휴대폰 수출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내장형 카메라폰을 일찌감치 출시,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850만대에서 올해는 1,000만∼1,100만대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도 작년 수출량인 200만대를 3분기에 이미 달성한데 이어 4분기엔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오디오박스를 통해 260만대 추가공급계약을 맺었다.
중국, '토종'의 역공에 고전
상반기 '사스' 충격에 이은 중국 현지 브랜드의 대공세, 수입규제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니콜의 신화를 창조하며 '한류' 열풍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시장 점유율은 1분기 10.0%에서 2분기 10.3%로 다소 높아졌지만 중국 현지브랜드인 닝보버드의 약진으로 시장서열은 4위에서 5위로 밀렸다.
LG전자의 경우 수출물량이 작년 210만대에서 올해 35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팬택도 3분기엔 구조조정 차원에서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재고물량을 털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한 TCL 닝보버드 콩가그룹 등 3대 현지 업체의 공세가 아주 거세다"며 "저가시장은 현지 브랜드에게 잠식당하고 고가시장은 규모를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어 여러모로 어려운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