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손으로 담근 김치를 어려운 이웃들이 맛나게 먹는 걸 볼 때 정말 행복을 느낍니다." 서울 구로구 환경미화원 이봉건(60)씨와 부인 강성현(52·보험설계사·사진)씨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때가 일 년 중 가장 바쁘다. 김장 김치를 맛볼 수 없는 소년·소녀 가장과 홀로 사는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 수 천 명에게 김치를 담그어 나눠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장에 드는 돈은 이들이 매달 붓는 적금을 찾아 마련한다.이씨 부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불우이웃돕기 김장에 나섰다. 이 좋은 일에 올해는 자원봉사자 30명이 거들어 14일까지 약 1만 포기를 담그었다. 이 김치는 17일부터 구로, 금천, 영등포구에 사는 저소득 독거노인 119가구, 결식아동 44가구, 소년·소녀 가장 8가구 등 총 20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의 '김장김치 선행'은 1987년 시작돼 올해로 벌써 16년째다. 강성현씨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겨우내 필요한 김치 걱정을 하게 되는 어려운 이웃들이 자꾸 눈에 떠올라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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