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현 지음 명상 발행·12,000원
'나팔꽃 덩굴은 슬기롭다. 자기가 올라갈 만한 곳에 미리 다른 덩굴이 있으면 서로 불편할 것 같아서 덩굴을 옆으로 길게 뻗어 다른 장소로 자리를 잡고 올라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본 줄기에서 벗어나서 다른 곳으로 뻗으려고 시작한 덩굴은 최고 83㎝까지 뻗었다.'
1996년 전국어린이관찰일기대회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이 '나팔꽃 연구'로 대상을 받은 일기의 한 대목이다. 세심한 관찰력과 탐구심을 갖고 이 일기를 쓴 주인공은 이충현(서울대 사대부고 3년) 양. 과학서적 독후감 쓰기, 탐구발표대회, 백일장 등에서 153회나 수상한 이 양이 당시 나팔꽃의 생장을 4개월 간 관찰한 내용을 책으로 묶었다.
12세 소녀의 눈에 비친 나팔꽃은 단순히 아름다운 대상이 아니라 자연의 신비를 담은 연구대상이었다. 나팔꽃이 지상 5m 이상 자라지 못한다는 주장에 의문을 품고 나팔꽃의 성장 방향을 각도별로 실험한 끝에 12m 이상을 키워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또 꽃이 언제 피기 시작하고, 어떤 모양의 꽃이 자라는 속도가 빠른지 등의 여러 관찰을 세심하게 기록했다.
이양이 직접 연필로 쓴 일기와 그림, 사진, 도표와 함께 실려있어 관찰일기를 써보려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일기마다 서울대사대부고 최정례 교사의 도움말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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