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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農團協 결단, FTA처리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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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農團協 결단, FTA처리 계기로

입력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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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단체협의회(농단협)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에 대해 조건부 찬성의사를 밝힘에 따라 FTA 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그동안 FTA 얘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반대해 왔던 농민단체들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은 매우 용기 있는 일로, FTA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농단협이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내부 진통과 고뇌의 과정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농단협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대승적 결론에 도달한 것은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 "FTA가 대세인 만큼 농민들이 얻을 수 있는 파이를 얻겠다는 차원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FTA를 반대하는 것은 경제난 속에서 농업계의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만큼 한 발 양보하는 입장에 서겠다"는 농단협측의 자세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물론 농단협이 전제조건으로 내놓은 요구사항들이 정부가 전면 수용하기에는 벅찬 면이 없지 않으나 정부가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할 방침을 정함에 따라 지지부진하던 한-칠례 FTA처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FTA처리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농민단체의 주력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련) 등 전국농민연대 소속 단체들이 FTA비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고 19일의 농민대회도 예정대로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FTA 논의의 물꼬를 농단협이 터준 만큼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FTA 문제를 매듭짓는 일이 남았다. 농민의 표를 의식해 반대입장을 고수해온 국회의원들도 큰 시야를 갖고 FTA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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