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노사분규로 진통을 겪던 한진중공업 노사가 손배·가압류 문제 등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 전격 합의함으로써 극적으로 타결됐다.노사는 13일 오후 2시 7차 교섭에 들어가 밤샘 교섭 끝에 23시간 만인 14일 오후 1시30분께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한진중 사태는 7월22일 노조가 전면 총파업을 선언한 지 116일, 김주익 노조위원장이 자살한 지 29일만에 마무리됐다.
노사 양측은 책임자 처벌로 양성집, 김재천 전무 해임 노조 및 노조간부에 대한 손배·가압류 철회(7억4,400만원) 각종 고소고발 및 민·형사상 소송 취하 해고자 단계별 복직 등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양측은 또 기본급 10만원 인상 생산장려금 100만원 지급 성과급 100% 지급 등에 대해서도 의견의 일치를 봤다. 회사는 파업기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지키기로 했으며 대신 김 위원장이 숨진 10월17일부터는 애도기간으로 정해 유급처리하기로 했다.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유가족 보상 및 장례문제는 별도 합의키로 했다.
그러나 회사가 앞으로 노조측에 손배·가압류를 하지 않는 등 조합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5개 항목의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약속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합의안은 사측이 800억원에 달하는 한진중 외주·협력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 도산위기에 직면했고 일부 해외선주사들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등 최후 통첩성 경고가 잇따라 궁지에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여론에 떠밀려 지난 11일 제6차 노사교섭에서 제기된 '노조 무분규 5년간 보장'을 사측이 철회한 것도 이번 타결에 크게 작용했다.
노조는 늦어도 15일 오전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키로 했으며 이후 장례대책위로 전환해 김 위원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부터 한진중공업은 정상조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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