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나라 전·현 대표 냉기류 민 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나라 전·현 대표 냉기류 민 주

입력
2003.11.15 00:00
0 0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서청원 전 대표 사이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서 전 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론에 불을 지피고, 최 대표는 이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표면상 개헌론에 대한 이견이지만 본질은 공천 물갈이 등을 둘러싼 전·현직 대표간의 힘겨루기란 게 대체적 분석이다.최 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지금 개헌론이 정면으로 부각하는 것은 절대로 옳지 않다"며 "개헌 논의는 내년 총선 뒤에 하는 게 제일 좋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다만 "내년 1,2월이면 대선자금 수사가 큰 고비를 넘기고 정치개혁이 마무리되는 만큼 그 때 개인이 (개헌론을) 이야기 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냐"며 다소 여지를 뒀다.

최 대표가 이날 예정에 없는 간담회를 한 것은 서 전 대표측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12일 서 전 대표 등과의 조찬회동 후 "개헌론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내년 1월께 개헌을 발의키로 했다"라는 말이 흘러나온 것을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이날 사석에서 "정말 말귀를 못알아 듣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지…"라며 "중진이라고 예우해서 한 말을 언론에 흘려 혼란을 초래한다"고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 전 대표는 "민주적 정당에서 지도부가 개헌을 한다 안한다고 하기보다는 공식 논의과정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분권형 개헌에 찬성하는 의원이 절반이 넘는다"며 개헌논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한 측근은 "일단 개헌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니 앞으로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의원들이 개헌 논의를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안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최근 민주당의 내분 상황을 두고 당 안팎에서 "차세대 호남 맹주를 꿈꾸는 박상천 대표와 한화갑 전 대표의 해묵은 헤게모니 다툼이 근인(根因)"이라는 지적이 많다.

두 사람은 당장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책을 선정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4일 MBC 라디오에 출연, "조직책 임명 과정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됐다"면서 "이장에게 동네 일을 맡겼더니 자기 집안 일만 하는 격"이라고 박 대표 등 지도부를 공격했다. 그는 박 대표측이 주도하고 있는 조강특위에 대해서도 "끼리끼리 모여 여기는 내 것, 저기는 네 것 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후에 광주 전남대 강연에선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던 시대에 공천을 위해서만 당에 충성했던 인물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물러난 지금 고아가 됐다"며 당의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반면, 박 대표는 "조직책 선정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데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다"며 힘으로 밀어 붙일 태세다. 박 대표측은 오히려 "한 전 대표가 최근 당내 분란의 주역인 소장파의 배후가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지도부 퇴진론을 펴거나 동조한 설훈 조성준 배기운 전갑길 의원과 장성민 전 의원이 모두 한 전 대표측 사람"이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나와 직접 상관이 없다"면서 펄쩍 뛰고 있다. 그는 이날 전갑길 의원에게 "세대교체론을 말하려면 내 계보가 아니라고 먼저 선언하라"며 입 조심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전 대표와 가까운 추미애 김경재 김영환 강운태 의원 등 중도파가 이날 당 지도부의 조직책 다수 임명 방침을 비판, 한 전 대표 편에 섬으로써 '박·한'의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조짐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