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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돈안되면 포기"/대북사업 다시 표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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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돈안되면 포기"/대북사업 다시 표류하나

입력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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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사실상 KCC(금강고려화학) 그룹에 편입됨에 따라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에도 일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정종선 KCC 부회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현대아산이 중심이 돼 진행해온 대북사업도 이익이 나지 않을 경우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현대아산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9월 육로관광이 재개되면서 관광객수가 월 1만명을 웃돌 정도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관광사업이 얼어붙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KCC측은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에서 계속 적자를 본다면 결국 그룹에서 분리해 대북사업권을 정부에 이양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CC 관계자가 "대북사업의 앞날은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도 "정 명예회장 측에서 현대상선이 가지고 있는 현대아산 지분을 처분하라는 요구를 해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그룹측은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인 대북사업을 버리겠다는 것은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KCC 구상대로 현대상선이 현대아산의 지분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현대아산의 또 다른 대주주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과 협의가 필요한데 두 대주주가 선뜻 합의할지 미지수다. 설사 KCC가 현대아산을 현대그룹에서 분리시킨다 해도 '현대가(家)'가 선친의 유지인 대북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현대아산의 대주주는 현대상선으로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는 현대건설(19.8%)과 현대중공업(9.95%), 현대자동차(5%), 현대미포조선(5%), 현대증권(4.5%), 현대상사(2.9%), 현대백화점(2.9%), 자사주(9.47%) 등이다.

결국 KCC가 사업권을 정부에 이양하려고 해도 정부가 선뜻 받을지 불확실하고, 현대가가 창업주와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가 담긴 대북사업을 냉정하게 접기도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김윤규 사장을 경질하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짓고 대북사업을 계속 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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