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6자회담 개최가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만남이 잦으면 문서가 나온다는 외교가의 속설을 떠올리게 하듯이 지난 달 말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방북 이후 바쁘게 전개되고 있는 관련국간 교차 외교가 머지않아 2차 6자회담이 개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한 미 중 일 등 관련국의 희망은 연내 개최다. 중국으로부터 우 위원장의 방북 결과를 전해들은 관련국들도 6자회담의 연내 개최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났던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10일 "많은 사람들이 12월을 지목하고 있고, 또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을 만난 윤영관(尹永寬) 외교부 장관도 12일 "연내 회담 개최로 관련국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이 '12월 10일' '12월 15일 이후' 등 부지런히 개최 날짜를 꼽고 있지만 아직은 점을 치는 수준이다. 현재는 당사국들이 택일을 위해 협의하는 단계로 봐야 할 것 같다. 미 정부의 관리는 "왕이 부부장이 북한의 지도자들과 협의한 뒤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의 내용이다. 관련국들은 이번 회담은 1차 회담과는 달리 만나는 것 자체가 성과가 돼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윤 장관은 "차기 회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북한의 핵 폐기와 대북안전보장에 관해 구체적인 안이 제시되고 이행 방안까지 나온다면 실질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2차 회담의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켈리 차관보의 지적대로 이를 위해서는 아직도 풀어야 할 세부적인 내용이 많다. 무엇보다 미국으로부터 실질적인 안전보장의 효력을 확인하려는 북한의 입장과 북한에 핵 폐기 의사 확인을 위한 가시적 조치를 먼저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 사이에서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
16일부터 예정된 켈리 차관보의 한중일 3국 방문은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요구에 대해 각국의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막바지 협의 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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