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몇 달새 얼굴이 굉장히 젊어보이네요.”“그래요?”
“가만 보니 얼굴이 환해지고 잔주름도 없어진 것 같은데요.”
“만져보면 보는 것과 또 달라요.”
“도대체 뭘 한 거에요?”
“메소 보톡스라고 들어보셨어요?”
비만클리닉에서 더러 시술돼 온 ‘메소 테라피(meso therapy)’가 피부과에 도입돼 급부상하고 있다. 비만클리닉에서 시술되는 메소 테라피란 군살이 잘 빠지지 않는 허리 뒤쪽, 팔뚝, 아랫배 등에 지방세포 대사를 활성화하거나 림프순환을 개선하는 약물 3~4가지를 섞어 주사함으로써 굳은 지방층(셀룰라이트)까지 빼준다는 시술법.
◆ 얼굴 전체에 주사
피부과에 등장한 것은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피부 재생을 돕는 성분에 주름을 펴주는 보톡스를 섞은 ‘메소 보톡스’. 이 주사를 이마, 볼, 입가 등 얼굴 전체에 300대 정도 콕콕 찔러넣으면 1~2주가 지나면서 피부가 탱탱하게 탄력을 찾고 잔주름이 조금 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주사를 맞은 다음 날이면 주사바늘 자국이 없어지고 일시적으로 얼굴이 반짝이는 효과가 나타나 연예인 사이에서 큰 인기다.
아직 시술하는 곳은 몇 곳 안 되지만 피부과 의사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이달 초 열린 메소 테라피 워크숍은 피부과 전문의가 700명 가까이 몰리는 성황을 이루었다. 한 전문의는 “현재 피부과에서 가장 널리 시행되는 피부 스케일링의 절반은 메소 보톡스가 차지할 정도로 대중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비타민과 보톡스의 효과
압구정 차앤박피부과 이동원 원장은 “메소 테라피의 기술적 핵심은 진피층에 주사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각종 바르는 제품의 경우 성분이 아무리 좋아도 피부 깊숙히 흡수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는데 메소 테라피는 직접 진피층에 주사함으로써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이 원장은 “비타민 A, C 등의 혼합주사가 콜라겐을 만드는 세포를 12~35%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보톡스. 이 원장은 “보톡스가 기모근(털을 서게 하는 근육)에 작용해 모공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톡스는 원래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살을 펴는데 쓰인다. 그래서 표정근육에 의해 생긴 이마 주름에는 극적인 효과가 있다. 반면 메소 보톡스는 근육층에 주사하는 것이 아니고 양도 적어 보톡스 주사 만큼 주름이 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대신 잔주름이 약간씩 옅어져 자연스럽게 주름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
◆ 반복시술ㆍ감염위험 단점
시술과정은 마취크림을 바른 얼굴에 총으로 주사를 맞고, 감염을 막도록 연고를 발라 마사지하는 것으로 끝난다. 주사를 맞는 시간은 10분에 불과하나 마취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므로 전체 시술은 1시간30분 안팎.
레이저 치료나 화학적 박피보다는 간단한 편이지만 이 시술은 반복적으로 받아야 한다. 주사되는 약물이 미량이기 때문이다. 2~3주 간격으로 3번 정도 반복한 뒤 1년에 1~2번 추가하는 식이다. 그래서 비용부담도 크다.
부작용은 멍이나 부기가 남을 수 있다는 점.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독소 성분이라 전문의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너무 자주 주사하면 위험하다. 또 외국에선 비정형성 결핵균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보고됐다. 때문에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메소 테라피란?
원래 '메소 테라피'란 '중배엽'을 가리키는 '메소덤(mesoderm)'과 치료라는 뜻의 '테라피(therapy)'를 합성한 말. 수정란은 분열해 내배엽 외배엽 중배엽으로 나뉘고, 중배엽은 신체 중 섬유조직, 뇌, 연골, 근육, 지방 등을 형성하는데 이 중배엽 부위에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었다. 유럽에서 '민간요법'처럼 전해 내려오다 1952년 프랑스 피스토르 박사가 정립해 비만, 주름제거 뿐 아니라 척추질환, 흉터, 대머리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시술방법은 미량으로 희석한 약물을 주사하는 것. 치료 대상에 따라 약물은 제각각이다. 한가지가 아닌 여러 성분을 섞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에서 최근 '지방분해 주사'로 인기를 끌었던 아미노필린 주사도 메소 테라피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대체의학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약물의 성분과 치료법이 표준화하지는 않았다. 주사제는 수입되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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