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영화감독들에게 가장 힘든 주문이다.그런 점에서 이정향(39) 감독은 행운아다.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 등 단 두 작품만으로 어려운 주문을 거뜬히 완수했기 때문이다. ‘집으로’는 국내 흥행은 물론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개봉,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성감독의 신세대 계보를 잇는 그는 중학교 1학년때 ‘타워링’에 출연한 폴 뉴먼에게 깊은 인상을 받아 영화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1988년 영화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그는 ‘비처럼 음악처럼’(92), ‘천재선언’(95년)의 조감독을 거쳐 자신이 직접 대본을 쓴 ‘미술관 옆 동물원’(99년)으로 감독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주목받는 여성영화인이 된 그는 남성과 여성의 시각차와 의사소통의 문제를 재미있게 묘사해 남성 중심적이고 폭력적인 기존 흥행 영화의 코드를 빗겨난 영화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했다. 두 번째 작품인 ‘집으로’ 역시 시골 할머니와 도시에서 자란 손자가 세대간 갈등을 극복한다는 따뜻한 내용으로 지난해 상반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3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으며 99년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