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의 도시 나시리야가 평화롭게 하루를 시작하던 12일 오전 10시55분(한국시간 오후 4시55분). 폭약을 실은 정체불명의 차량 1대가 유프라테스 강변에 위치한 다국적치안유지부대(MSU·이탈리아 경찰관서)로 돌진했다. 기지 안에 쌓아둔 탄약이 함께 폭발하면서 화염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이탈리아군과 이라크인을 포함, 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는 '테러 청정도시' 나시리야에서의 첫 대형 테러였다.
사고 순간 인근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서희부대원 42명은 크게 당황했다. 특히 사고지점으로부터 1㎞ 떨어진 나시리야 시장 관사에서 폭발물 제거 활동을 벌이던 서희부대원 5명은 폭발음에 머리가 쭈뼛해졌다. 부대원들은 부대에 연락을 취해 상황을 파악한 후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동북쪽으로 2㎞ 떨어진 서희기술학교(사랑의 기술학교)에서 현지주민 90명에게 벽돌쌓기 미장 등을 가르치고 있던 부대원 37명도 폭발음을 듣는 순간 실탄을 지급하고 사주경계를 펼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도시가 혼란에 빠지자 폭발물처리반원 5명은 곧바로 서희기술학교로 합류했고, 사고지점으로부터 16㎞ 떨어진 주둔지 애더기지(탈릴공항)로 오후 2시20분 모두 복귀했다. 합참은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서희·제마부대의 영외활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한편 제마부대의 영내 진료 때도 외부인에 대한 검색을 철저히 하도록 조치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 현지에 주둔한 제마부대원이 어머니에게 이메일로 제보한 내용이라며 "한국군 야전병원차가 사고지점에 도착하기 직전 폭탄이 터져 간발의 차이로 참사를 면했다"고 주장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