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한인사회에는 올 초부터 아파트 구입 붐이 한창이다. 이제는 만나는 사람마다 부동산정보를 교환하는 게 일이다. 최근 들어서는 상하이 장기 거주자 위주에서 한국의 개인 투자자로 부동산 매입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상하이시는 2001년 8월1일 그간 금지되었던 외국인의 지역 주택 구입을 허용하고 올 3월1일에는 상가까지 살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관계자들은 올해와 내년 외국인 부동산 투자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상하이 부동산에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유독 관심을 보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 경기가 좋지 않아 국내 투자 시 수익율이 비관적이고 부동산 거래규제가 많아진 탓이다. 여유자금을 굴릴 곳이 없어지자 해외,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상하이로 눈을 돌리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상하이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장려정책도 한 몫 했다. 현재 상하이의 주택대출은 70%까지 가능하며 대출 이자도 낮다. 1억원 짜리 아파트가 3,000만원만 있어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소유권 개념의 한국 부동산과는 달리 한시적인 사용권 개념의 중국 부동산 정책은 토지세, 상속세 등 세금 부담이 적고 세무조사에 시달릴 이유도 없다.
사용 기한 만료 전에 자녀에게 판매 형식으로 상속할 경우 양도세를 내지 않고 바로 기한 연장이 가능하다.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한국 부동산 정책을 생각하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오히려 거의 무제한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2010년 엑스포를 계기로 상하이 경제에 대한 기대 수치가 높아지고 있고 지난달 29일 상하이 시장의 부동산 장려정책 고수 발언으로 상하이 부동산 시장은 현재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상하이 부동산 투자가 단점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단 상하이 부동산을 구입하게 되면 자금 이동이 쉽지 않다. 부동산으로 이익을 보더라도 결국 다시 중국에 투자를 해야 하거나 무리한 송금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의 정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중국 은행들이 과다한 부동산 대출로 부채가 늘어가고 있어 부동산 억제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도 생각해야 한다.
상하이는 현재 거대한 공사장이다. 여기저기 아파트 개발이 한창이다. 업계와 일반인들이 대세 상승론을 믿는 반면 학계 등 전문가들은 대체로 공급이 급등하고 있어 조만간 부동산 시장이 더 이상 폭등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이국인 상하이의 부동산 구입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윤 소 영 중국 상하이 저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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