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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司試 1,000명 시대 - 연수원운영 개혁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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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司試 1,000명 시대 - 연수원운영 개혁 목소리

입력
200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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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생에게 국가가 보수를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지난 9월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이 발의한 '사법연수원생보수지급 폐지에 관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사시 1,000명 시대의 명암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연수원생중 30% 정도만 판·검사로 임용되고 나머지는 개업 변호사로 활동하거나 기업에 들어가는 현실에서 연수원생 전원에게 별정직 공무원자격을 주는 것은 다른 국가고시 합격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개정안의 기본 취지.

당연히 사법연수원생들의 반발은 거세다. 변호사 역시 공익성을 우선하는 직업인데 이를 자영업자와 마찬가지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연수원 33기 자치회 감사를 맡고있는 손교명씨는 "연수원생들은 3학기째에 검사시보나 국선변호사로 활동하는데 이런 공익활동을 평가하지 않은 채 보수지급을 폐지하는 것은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한다. 34기라고 밝힌 한 연수원생이 온라인상의 연수회 자치광장 익명게시판에 올려놓은 글은 더 냉소적이다. "변호사는 공익성이 없으므로 반강제적인 국선변호인 선임제도와 의무적인 무료법률상담 등도 모두 없애버려야 한다. 그러면 3년이상의 징역,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들마다 국가가 사선변호인을 선임해야할 것이고 변호사들은 사건이 폭주할테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것.

사시 1,000명 시대는 사법연수제도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33기 자치회장인 송병춘씨는 "연수원이 판·검사 임용을 위한 고시촌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면서 "시험성적위주의 평가 대신 강의와 현장수습 실무능력을 종합평가해 진정한 법률가의 자질을 판단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임용고시 위주 연수제도는 연수원생 대부분이 판검사로 임용되던 300명 시대에나 적합한 제도일 뿐 이라는 것이다.

"사시 합격자를 급격히 늘린 이유는 다변화하는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다양하고 값싼 법률서비스 제공자를 육성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도 연수제도는 판검사 임용시험에 초점을 맞춰 모든 연수생을 성적순으로 서열화한다. 이런 제도 아래서 시험성적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전문 법률분야를 개척하고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연수원생이 몇 명이나 되겠나."

사법연수제도 개혁을 위해 사시 1,000명 시대 첫 기수인 33기는 자치회를 통해 연수제도 개혁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여론수렴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제도개혁을 위한 서명운동 등 보다 강력한 행동으로는 나아가지 못한다. 임용에서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까 몸을 사리는 연수생이 많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최고령자와 최연소자의 나이 차이가 17세를 넘나드는 현실에서 연수제도를 보는 시각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34기 한 연수원생은 "법조인은 결국 법에 대한 실력이 우선이다. 사시만 합격하면 만사 OK였던 시절에 비해 고달프긴 하지만 경쟁이 훨씬 치열해진 만큼 법조인의 자질도 그만큼 올라가게 되니 현행 연수원 평가제도가 문제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비교적 임용고시에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시험성적이 좋고 젊은 (그래서 기존 판검사 조직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연수생일수록 제도에 대한 불만이 적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사법연수제도에 대한 논란은 1,000명시대 연수원생의 다양한 환경과 목표, 입장차이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송병춘씨는 "결국 연수제도도 사법관료주의 혁파와 법조일원화와 같은 맥락에서 해결되어야하는 문제인만큼 이번 사법개혁위원회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고 말했다. 33기 자치회는 사법개혁위에 사법연수제도 개혁에 관한 건의서를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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