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유린 타운 (Urine Town)'이 막을 내린다.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블랙코미디 '유린 타운'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시작해 브로드웨이로 진출 후 줄곧 센세이션을 부른 뮤지컬. 2001년 9월20일 브로드웨이 헨리 밀러스 시어터에서 막을 올린 뒤 2001―2002 시즌 토니상에서 트리플 크라운(원작상, 연출상, 음악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끌었다.
가정집에 더 이상 화장실이 허락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던 서민들이 결국 폭동을 일으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이 작품은 최근 대부분의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달리 세트에 그다지 돈을 들이지 않고, 아이디어만으로 무대를 꾸민 덕에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이 때문에 역시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출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후 8년째 롱런하고 있는 '렌트(Rent)'와 자주 비교되기도 했다. '유린타운'이 막을 내리는 것은 극장 문제 때문이다. 극장주 더글라스 더스트는 당초 이 공연에 2001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8개월간 대관을 해주고 이후 극장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막 이후 폭발적 인기로 수입이 늘어나자 원래 계획을 늦추고 지금까지 대관을 연장해주었다. 최근 티켓판매가 줄어들고 극장주변 건물에서 영업 중인 상점들과의 협상이 매듭돼 당초 계획대로 극장을 대폭 수리, 현재보다 400여 석이 더 많은 대형극장으로 확장하려고 마음을 바꿨다.
'유린 타운' 측으로선 막을 내릴 정도로 객석 점유율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무대가 없으니 막을 내릴 수밖에 없는 신세가 돼 버렸다. 이 때문에 '유린 타운' 제작자들은 다른 극장으로 옮겨 장기 공연에 들어가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으나 현 상태에서 새로 돈을 들여 극장을 옮길 때의 위험부담이 크다고 판단, 2004년 1월18일까지만 공연하기로 결정했다. 그때까지 공연하면 프리뷰 공연 25회와 본공연 965회를 기록하게 된다.
결국 화장실 사용료 때문에 폭동을 일으킨 특이한 주제의 뮤지컬 '유린 타운'은 집주인의 등쌀에 못 이겨 공연 중이던 집에서 쫓겨나는 꼴이 되었다.
/최용석·브로드웨이 공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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