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외국인들이 매입자금의 30%만 갖고 들어와 연평균 25%의 수익을 챙겨 떠나는 등 투기적 행태를 보여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과 국부 유출을 초래한 것으로 지적됐다.12일 재정경제부 정태식 사무관이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활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5년간 토지 18조3,000억원 어치와 건물 3조원 어치를 신규 구입했으나, 이 중 약 30%인 6조4,000억원만 외국 자본이고 나머지 14조9,000억원은 국내에서 조달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주로 구입한 사무실용 건물과 상가의 경우 평당 매입가격이 서울 강남의 경우 793만원, 종로·중구 637만원, 여의도 582만원 등으로 요즘 시세보다 평당 200만∼500만원 낮아 연간 수익률이 12.5∼18.8%에 달했다. 더구나 외국인의 경우 차입 이자율이 낮아 자기자본 수익률이 더 올라가는 '지렛대 효과'까지 얻은 점을 감안하면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챙긴 수익률은 연간 2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 사무관은 "정부는 외국인이 기업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법인을 인수할 때 취득·등록세를 면제해주는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는 원칙적으로 자유화하고 더 많은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야 하지만, 투기적 행태를 바로 잡으려면 부동산 관련 세금을 적절히 부과해 국부의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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