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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트리플 빌"/신고전·현대·창작발레 "한번에 세작품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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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트리플 빌"/신고전·현대·창작발레 "한번에 세작품 즐겨요"

입력
200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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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전주의 발레, 현대적이고 추상적인 발레, 그리고 국내 창작발레를 한 자리에서 만난다.국립발레단(예술감독 김긍수)이 17∼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트리플 빌'(Triple Bill)은 조지 발란신의 '심포니 C장조'(Symphony in C)를 비롯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달은 어디에'(Dov'e la luna), 한국 전통혼례를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김긍수 예술감독의 '결혼'(Les Noces)을 차례로 무대에 올린다.

그 동안 정통 클래식 발레 소개에 주력해 온 국립발레단이 오랜만에 현대 발레에 눈길을 돌려 선보이는 공연이다. '트리플 빌'이란 보통 20∼50분 길이의 세 작품을 한 공연에서 차례로 보여 주는 형식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많이 행해지고 있다.

심포니 C장조

동작은 고전발레에 바탕하지만 특별한 줄거리 없이 무용수의 신체 움직임만으로 안무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전형적 신고전주의(Neo―classic) 발레다. 조르주 비제의 음악으로 1934년 뉴욕시티발레에 의해 초연됐다.

총 4악장으로 네 쌍의 주역급과 44명의 무용수가 네 팀으로 나뉘어 각 장에 출연한다. 마지막에는 주역 네 쌍을 비롯한 52명의 무용수가 모두 나와 피날레를 장식한다.

달은 어디에

어느날 안무가 마이요가 자신의 발레단 이사장인 카롤린 모나코 공주와 지중해를 여행하던 중 갑판에 나왔는데 주위엔 칠흑 같은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카롤린 공주는 "달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하늘을 바라봤고 그 순간 마이요는 이 작품에 대한 구상을 떠올렸다.

7명의 무용수가 나와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달빛과 무용가의 몸짓으로 표현한다. 줄거리는 없다. 무용수들이 달빛 아래서 춤을 추면 그들의 그림자가 명암의 대비를 만들며 삶과 죽음이 계속해서 이어짐을 표현한다. 음악 알렉산드르 스크리야빈. 1994년 몬테카를로 발레 초연.

결혼

우리의 전통혼례 이야기를 발레로 만든 작품. 신랑의 얼굴을 처음 보는 그날 신부의 초조함에서 시작해 신랑 일행의 도착, 결혼, 신방, 신부측 사람들의 신랑 다루기 등을 발레로 표현한다. 2000년 발표작을 안무, 무대장치, 의상을 완전히 바꾸어 새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김긍수 감독은 "한국적 리듬을 찾다 보니 타악이 귀에 들어오고 스트라빈스키의 '결혼'을 듣는 순간 타악과 합창, 첼로 연주가 시골 잔칫집의 떠들썩한 풍경을 연상시켰다"고 말한다. 2만∼7만원. 1588―7890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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