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영 부산시장의 뇌물수수 혐의 공판이 열린 법정에 현금 1억원 다발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10일 오후 안 시장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J기업 박모(72) 회장에 대한 공소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돈을 담았던 것과 같은 종류의 바퀴 달린 가방을 들고 왔다. 검찰은 이날 "고령의 박 회장이 현금 1억원을 넣은 바퀴 달린 여행용 가방을 혼자서 들거나 끌면서 운반해 안 시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변호인측은 미리 준비한 현금 1억원 다발을 들고 들어와 검찰측이 제시한 가방에 직접 담은 뒤 박 회장에게 가방을 들어보도록 했다. 고령인 박 회장이 제3자의 도움 없이 돈 가방을 직접 들고 아파트 계단을 내려온 뒤 택시에 싣고 다시 안 시장을 만나 전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 변호인측은 특히 "허리가 불편한 박 회장이 돈을 전달했다는 2000년 4월에서 불과 3개월 뒤인 7월에 척추 수술을 받은 만큼 당시는 허리가 상당히 불편한 상태로 13㎏에 달하는 돈 가방을 혼자 들고 다녔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돈 가방이 다소 무겁긴 하지만 들지 못할 정도는 아니며 1,000만원 다발 10개 정도는 들고 10리도 갈 수 있다. 무거우면 끌고 가면 된다"며 돈 가방을 들고 재판대 앞을 직접 걸어 다녀 일단 검찰측이 판정승을 거뒀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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