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을 코앞에 두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으로 된 전형자료만 받겠다는 대학들이 늘어나 대학입시에서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10일 서울대는 "학생부 전산자료를 NEIS로 통일해 달라"는 입학관리본부 명의의 공식입장문을 발표했다. 서강대도 이날 "2004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공하는 NEIS 문서로 담은 학생부 CD자료 이외에는 어떠한 형식의 학생부 자료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서울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 상명대, 인하대, 서울여대, 동국대 등의 경인지역 입학관련처장협의회 소속 10개 대학이 최근 모임을 갖고 공동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와 서강대를 제외한 나머지 8개 대학도 같은 입장이어서 'NEIS 고수' 대학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협의회 소속대학들은 "정시 일반전형 입시처리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학생부가 수기 또는 출력물로 접수된다면 전형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은 지난달 7일 "올해 정시모집부터 NEIS자료로 통일해 달라"고 교육인적자원부에 요청했지만 이에 반발하는 전국교직원노조가 개별학교를 대상으로 철회를 요구하자 행동통일 차원에서 가장 압박을 많이 받았던 서울대와 서강대를 통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전국 국·공립대 교무처장협의회도 7일 교육부에 대해 대학입시에서 NEIS 체제로 입시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대학들이 NEIS 전형자료만 접수할 경우 당장 NEIS 이외의 방식으로 학생부를 처리한 학교의 수험생들은 불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NEIS 이외의 방식으로 처리된 학생부를 제출하는 경우, 대학으로서도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원칙적으로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40여개교를 포함, 전국 고교의 4%인 80여개교가 NEIS 이외의 방식으로 학생부를 처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대학들이 입학사정자료의 형식을 결정해 학교에 요구할 권한이 없다"며 "대학들이 '원칙은 NEIS이지만 다른 형식도 가능하다'는 최근의 입장을 바꾼 것은 코앞에 닥친 입시를 통해 NEIS를 강행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입시일정을 감안해 NEIS를 결정한 대학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김명수기자 la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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