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총선은 어느 때보다 당선자와 낙선자를 둘러싼 화제가 만발했다.가장 관심을 모은 사람은 도이 다카코 사민당(옛 사회당) 당수.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여걸로 오랫동안 자민당과 싸워온 그녀는 이번 선거에서 효고현 지역구에서 패했으나 중복출마한 비례대표로 간신히 당선됐다. 그의 수모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진보적인 옛 사회당 지지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자민당 실세인 야마사키 타쿠 부총재가 민주당 신인의 도전에 무릎을 꿇은 것도 이례적이다. 최근 2년간 논란이 돼 온 섹스 스캔들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는 10일 부총재직을 내놓았으나 정계은퇴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반면 비서관 월급 유용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했던 다나카 마키코 전 외무장관과 탈세 의혹으로 총리의 꿈을 접은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은 무소속으로 나서 재기에 성공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아버지 등 친족의 선거구를 물려받아 출마한 '세습 후보'의 당선율이 80%에 육박했다. 191명이 출마해 152명이 당선, 당선율 79.6%를 기록한 것이다. 정당별로는 자민당이 107명, 민주당이 36명, 무소속 6명, 공명당 2명, 보수신당이 1명 순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최근 "한일합방은 한국인 다수가 원해서 됐다. 중국인이 유인우주선 발사에 환호하는 것은 무지한 탓이다"라고 주장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의 3남 히로타카와, 간 나오토 민주당 대표의 장남 겐타로는 낙선의 쓴 잔을 마셨다. 특히 이번에는 초선 의원 100명이 탄생했다. 당선자 평균 연령은 53세로 나타났다. 정치신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민주당의 초선 의원(58명) 평균 나이는 49세였다. 자민당도 초선 의원 중 2차 대전 이후 출생자가 53%나 돼 매우 연로한 일본 정계가 '세대교체'됐다는 인상을 풍겼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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