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통신시장의 양대 공룡 KT와 SK텔레콤의 영역 다툼이 뜨겁다.7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국제전화 등 기존 영역을 지키고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인터넷 등 차세대 통신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일 SK텔레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SK텔링크의 유선 국제전화 서비스를 계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KT는 SK텔링크에 공문을 보내 "부당한 비방광고를 즉각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정확한 근거 없이 유선 국제전화가 무조건 비싸다고 일방적인 선전을 했다는 것.
그러나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유선통신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데 대한 KT의 견제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그 동안 휴대폰을 통한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해온 SK텔링크는 '00700' 브랜드로 이미 국제전화 시장을 18% 가까이 점유했다.
반면 KT는 자회사인 KTF와 함께 유·무선 결합 서비스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동일한 단말기로 집에서 통화하면 KT 유선 요금으로 과금되고 집 밖에서는 KTF의 무선 요금으로 과금되는 '원폰' 서비스다.
이는 '집에서도 이동전화를 쓰라'는 SK텔레콤의 마케팅 전략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번호이동성이 시작되는 내년에는 SK텔레콤 고객을 대상으로 KT가 PCS 재판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SK텔레콤을 긴장시키고 있다.
차세대 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최근 SK텔레콤은 자사가 주도하는 위성DMB 사업 컨소시엄에 KT의 참여를 원했으나 KT는 "SK텔레콤과 같은 지분을 얻지 못한다면 참여할 수 없다"고 버텼다.
이동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2.3㎓ 휴대인터넷'에 대해서도 두 회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초 사업자 선정에 들어갈 예정인 휴대인터넷은 IP 기반 무선 인터넷전화 기술을 적용하면 이동전화처럼 쓸 수도 있다.
KT는 휴대인터넷을 전략 사업으로 삼아 되도록 빨리 시작하자는 입장이나 SK텔레콤은 가능한 한 늦추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MT-2000 기술이 발전하면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는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휴대인터넷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진다.
업계에서는 유·무선 통합이라는 세계적 추세에서 볼 때 두 업체의 대결이 심화하면서 후발사업자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일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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