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학생 등 시위대와 경찰간에 6년여만에 화염병이 등장하는 대규모 도심충돌이 빚어져 90여명이 부상했다. 또 경찰이 이날 시위대의 가두 행진 등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과잉 경비를 펼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화염병 700여개 투척, 부상자 속출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노조원 등 5만여명(경찰추산 3만5,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자대회를 열고 "무분별한 손배 가압류 조치를 중단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즉각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오후 5시께 집회를 마친 노조원 2만여명이 광화문쪽으로 진출하려다 오후 6시20분께 종로1가 교보빌딩 앞에서 화염병 700여개를 던지고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경찰과 충돌했다. 서울 4대문안 도심 한복판에서 화염병이 재 등장한 것은 1997년 5월30일 제5기 한총련 출범식 행사 이후 6년6개월만에 처음이다. 또 이 과정에서 코오롱노조 조합원 허윤석씨가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중상을 입는 등 시위대와 경찰 90여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는 오후 8시까지 종로일대에서 가두행진을 벌이다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 현장에서 110여명을 연행, 조사중이며 채증된 자료를 분석, 화염병 투척자 등 과격 시위 주도자를 전원 사법 처리키로 하는 한편 검찰과 상의, 단병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잇따른 분신자살 사태는 노무현 정권이 집권 초기 약속했던 개혁적 노동정책을 포기했기 때문에 빚어졌으며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정부가 강경 진압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며 "12일 철도 등 공공부문까지 가세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과잉통제로 교통대란, 시민불편
경찰은 이날 대회가 열린 서울시청 일대에 물대포 3대를 포함한 48개 중대, 광화문 미 대사관 및 정부중앙청사 주변에 22개 중대 등 모두 93개 중대 1만여명을 배치, '인의 장막'을 친 뒤 시민들의 광화문 진입을 통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 대사관 주변의 모든 이면도로까지 진입을 차단하고 또 세종로 일대의 버스정류장을 폐쇄, 휴일을 맞아 도심을 찾은 시민들이 2시간 이상 발이 묶이는 등 교통대란이 빚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평소 차량통행이 많은 일본대사관 앞 길을 1시간여나 버스로 가로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