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비만도는 신장별 평균체중에 대한 현 체중의 백분율로 구한다. 비만도가 20∼29%는 경도 비만, 30∼49%는 중등도 비만, 50% 이상은 고도 비만이다. 성인 비만과 어린이 비만은 차이가 있다. 인체 내 지방질이 보통보다 많은 경우를 비만이라고 할 때 성인 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진 것을 의미하고 어린이 비만은 지방세포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일반적으로 어릴 때에는 세포가 형성되는 성장기의 비만이므로 지방세포의 수가 급속히 증가한다. 한번 만들어진 지방세포의 수는 줄지 않는다. 단지 크기만 작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어릴 때 비만이었던 사람의 70% 가량은 어른이 돼서도 살찌기 쉽고 보통의 비만보다 살 빠지기도 힘들고 일단 빠진 살이 다시 찌기도 쉽다. 이 경우의 비만은 어릴 때 많아진 지방세포가 크기까지 커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병적인 비만의 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많다. 생후 3∼4세가 지난 후 표준 성장곡선에 맞춰 체중이 유난히 많이 나가거나 식사량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는 부모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체중증가 속도를 관찰하면서 식사습관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도 비만 어린이의 70%가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을 나타낸다. 그리고 어린이 비만이 늘어난다는 것은 앞으로 성인병 발생률이 높아질 것이란 점과 이들이 자라면서 평생동안 비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건강상 문제뿐만 아니라 외견상으로도 열등감을 느끼기 쉽다. 그로 인해 소극적인 성격이 되거나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는 데 문제가 생기고 폐쇄적인 성격으로 변하기도 한다.
일단 발생한 어린이 비만은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식생활과 운동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고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먹은 것 외에 그 날 한 일, 기분 나쁘거나 즐거웠던 일 등을 일기형식으로 기록하면 섭취 칼로리와 함께 많이 먹은 이유를 점검해 식습관을 고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햄버거 피자 등 기름기 많고 영양가 적은 패스트푸드는 가장 큰 위험인자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지나친 음식조절을 강요하면 자칫 영양 균형이 깨져 성장이 둔화할 수 있으므로 무작정 음식을 줄여 살만 빼는 것보다는 키를 크게 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식사 때에는 지방질을 피한다.
동양의학에서 볼 때 어린이 비만의 원인은 기허가 바탕이 되며, 기허는 비신의 기능저하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비허는 음식물의 소화, 흡수, 수송, 배설의 장애를 가져오며, 신허는 비의 이러한 작용을 원활하게 도와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여기에 음식을 너무 섭취하거나 달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면 비신의 기능은 더욱 떨어져 담, 습, 어혈 등이 몸에 쌓여 비만이 된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대통령 한방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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