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급매물 지금 사야 하나, 더 기다려야 하나." 정부의 10·29 부동산 종합대책과 보유세 강화 조치 여파로 최근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가까이 떨어진 급매물들을 놓고 아파트 수요자들이 사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저울질하고 있다."지금 사라" VS "더 기다려라"
특히 강남권의 경우 대기 수요가 풍부하다는 점 때문에 언제든 가격이 반등할 수 있는 만큼 마음에 드는 단지에서 저가 매물이 나오면 적극 거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가격 거품이 더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조차 '지금 살 것'을 주장하는 측과 '더 기다릴 것'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엇갈리고 있어 일반 수요자들이 급매물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가 무척 힘들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호가 하락은 그동안 급등한 가격의 일부만 제거된 것일 뿐 강남 아파트의 거품이 아직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2단계 집값 안정 대책이 예고된 만큼 가격이 더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가구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본격적인 매도 움직임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는 손절매(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값보다 싸게 파는 것) 매물이 늘어나면서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주부터 1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는데도 대기 수요자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치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온갖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던 중대형 단지들조차 최근에는 평균 3,000만∼4,000만원, 많게는 최고 1억 이상 호가가 떨어졌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은 10∼20% 정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 전후 노려볼 만
아직까지 저가 매물에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았지만 대기 수요가 풍부한 만큼 언제든 거래가 본격화하면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이에 대해 강남지역 중개업계는 주택거래신고제 시행에 따라 취득·등록세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부과되는 내년 2월 전에 가격이 바닥을 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취득·등록세를 절감할 수 있는 연말을 전후로 해서 저가 매물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천동 하나공인 관계자는 "올 연말을 전후 해 저가의 급매물을 살 경우 주택거래신고제에 따른 '취득·등록세 실거래가 기준 부과'에 대한 부담까지 피할 수 있어 이 시기가 매입 적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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