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별똥별이 쏟아진다 13일 밤하늘 "우주 빅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별똥별이 쏟아진다 13일 밤하늘 "우주 빅쇼"

입력
2003.11.10 00:00
0 0

빛을 발하는 유성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든지, 누군가가 세상을 뜨면 유성이 돼 떨어진다고 한다. 그만큼 별똥별을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그 같은 '우주의 진객(珍客)' 유성(流星·별똥별·meteor)이 13일 저녁 10시부터 14일 새벽 4시까지 시간당 100∼250개씩 쏟아지는 우주쇼가 펼쳐진다. 대기가 건조한 가을 밤을 수놓는 유성우는 말 그대로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14일 새벽 2시 7분 경에 가장 많은 유성이 쏟아질 예정. 2001년 11월18일 밤 시간당 수천개의 유성이 떨어졌던 사자자리 유성우(流星雨·meteoric shower) 이후 가장 많은 유성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19일 오후 4시 28분 경에도 유성이 많이 떨어지지만 낮 시간대여서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하다. 이번 유성우는 1499년 혜성이 지나가면서 남긴 먼지 띠와 지구가 만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어떻게 만들어지나

유성은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먼지, 티끌, 암석 등 작은 물체(유성체)가 지구 옆을 지날 때 지구의 중력에 끌려 들어오면서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빛을 내는 것이다. 보통 90㎞의 상공에서 빛을 내기 시작하며 속도는 초속 11∼72㎞ 정도. 빛을 발하는 시간은 수십 분의 1초에서 수 초 가량이다. 유성이 대기 중에서 다 타지 않고 일부가 땅에 떨어진 것을 '운석(隕石)'이라고 한다.

유성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대부분의 유성체는 더러운 얼음 덩어리인 혜성의 잔해로 만들어진다. 눈과 일부 흙이 섞인 눈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혜성이 태양 가까이 접근해 뜨거워지면 그 안의 휘발성 물질이 밖으로 분출하면서 혜성 표면 물질도 함께 분출된다. 그 물질이 태양계를 떠돌다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들어와 유성이 된다.

유성체는 소행성 간의 충돌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태양계 내에는 9개의 행성 외에 작은 소행성이 무수히 많다. 지름 수백m 이상의 소행성이 최소한 10만 개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소행성들이 시속 7,000㎞의 속도로 충돌할 때 산산조각 나면서 엄청난 파편들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형성된 유성체들은 몰려 다니는 경향이 있는데 지구 옆을 지날 때 수많은 유성이 단시간 내에 지구로 떨어진다. 심하면 시간당 10만 개 이상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렇게 유성이 한꺼번에 많이 떨어지는 현상을 '유성우'라고 부른다.

언제 내리나

유성이 언제 떨어질지는 혜성이나 소행성 잔해의 위치를 파악하면 대략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지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 유성체 무리의 위치를 추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혜성의 잔해인 경우에는 혜성이 지난간 뒤부터 몇 년 동안 계속 떨어진다. 예를 들면 템펠-터틀 혜성의 잔해가 지구로 떨어지는 사자자리 유성우의 경우 33년마다 태양에 접근하고 접근한 뒤부터 몇 년간 떨어진다. 이 혜성이 가장 최근 태양에 접근한 것이 1998년. 그 후로 몇 년 동안 유성이 많이 떨어졌으나 갈수록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떨어진 유성우로는 1월4일 시간당 100개의 유성이 떨어진 사자자리 유성우 이후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8월12일·시간당 70개), 오리온자리 유성우(10월21일·시간당 30개) 등이 있었으며, 앞으로 사자자리 유성우(11월13일), 쌍둥이자리 유성우(12월14일) 등이 예고돼 있다.

유성우에는 별자리 이름을 붙이는데, 그 이유는 지구에서 볼 때 유성이 마치 그 별자리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또 지구가 그 위치를 지날 때 떨어지기 때문에 관측 시각도 대략 예측할 수 있다. 유성의 개수는 달이 없는 아주 맑은 날 밤에 시력이 아주 좋은 사람이 관측할 수 있는 양이므로 지역에 따라 예상보다 훨씬 적게 관측될 수도 있다.

유성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새벽 1시부터 해가 뜨기 시작하기 전까지다. 지구의 공전 때문에 저녁에는 유성체가 지구 공전속도(초속 30㎞)보다 빨리 지구를 쫓아와야 유성으로 떨어지지만, 새벽녘에는 지구가 지나가는 공간에 머물러 있기만 해도 지구와 충돌해 유성이 되기 때문이다. 또 유성을 보려면 천체 망원경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유성은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하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한국천문연구원 김봉규 책임연구원, 문홍규 연구원, 별과우주 심재현 편집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