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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예고된 참패 日·대만 치밀한 준비 비해 안일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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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예고된 참패 日·대만 치밀한 준비 비해 안일한 대응

입력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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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몰락.' 드림팀으로 짜여진 한국야구가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면서 올림픽 진출이 좌절되자 그 원인을 놓고 '자책(自責)'이라는 주장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최종 엔트리 발표 후에도 4명의 주축선수들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대회에 나섰던 한국팀. 국가적인 후원 속에 필승을 외치며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인 일본, 대만과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일본은 나가시마 감독을 2년전 대표팀강화위원장에 앉힌 뒤 지난 1월 감독에 선임하는 한편 최정예 멤버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대만 또한 일찌감치 지휘봉을 맡긴 쉬셩밍 감독을 중심으로 해외파 선수들을 불러모으는가 하면 한국 선수들의 경기 비디오를 수집, 집중 분석하는 등 '타도 한국'을 외쳐왔다. 특히 대만은 총통이 대표팀 선수들을 관저로 불러 격려하는가 하면 100명의 국회의원을 포함한 대규모 원정응원단까지 구성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이에 비해 대회가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표팀 구성 논의를 시작한 한국은 8월에야 김재박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는 등 스타트 라인에서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해외파 선발 실패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선수까지 속출한 한국은 그나마 평가전 한번 치르지 못하고 실전에 투입됐다. 특히 병역 면제 등 '당근'마저 사라진 상태에서 태극마크의 명예만을 위해 경기에 나선 '프로'들은 '대만쯤이야'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나섰다가 대만에 덜미를 잡히면서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

또 일본전에서 3회 투수 이승호가 1루 베이스 커버를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병살에 실패하는가 하면 대만전에서는 상대 포수의 송구능력을 가볍게 보다가 도루를 시도한 3명의 주자가 모두 횡사하는 등 경기 운영측면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일본과 대만은 격이 달라졌는데 우리는 안일하게 대응했다"며 "피곤이 채 가시지 않은 현역 프로감독을 고집할 게 아니라 재야의 전임 감독을 선임해 미리부터 준비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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