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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 "원조" 미추-"개혁파" MBC 이춘풍 對 어을우동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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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 "원조" 미추-"개혁파" MBC 이춘풍 對 어을우동 "한판"

입력
200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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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마당놀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극단 미추와 MBC가 올해도 어김없이 마당놀이 '이춘풍' 과 '어을우동'으로 격돌한다. 마당놀이의 원조 극단 미추는 14일부터 12월14일까지 국립극장 마당놀이 전용극장에서, 고전극에 다양한 변형을 가미한 마당놀이를 선보여온 MBC는 23일부터 12월15일까지 장충체육관에서 공연을 갖는다. 정통 고수파인 극단 미추와 개혁파인 MBC가 벌이는 마당놀이 '진검승부'는 2001년부터 계속돼 왔다. 극단 미추와 MBC는 81년 '허생전'을 필두로 20년 간 'MBC 마당놀이'를 공동 제작해 온 사이. 그러나 출연 연기자 변경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결별, 2000년부터는 제각기 마당놀이 공연에 나섰다. 2001년에는 마당놀이라는 명칭 사용을 두고 법정에서 상표권 분쟁을 벌이기까지 했다.2002년 '심청전'을 두 달간 70회 공연하며 11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던 극단 미추는 마당놀이의 법통이 자신들에게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공연할 마당놀이 '이춘풍'은 극단 미추가 84년 무대에 올렸던 작품. 92년은 '신이춘풍전'으로 리메이크해 공연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늘 그래왔듯 '마당놀이 트로이카' 김성녀, 윤문식, 김종엽이 척척 들어맞는 호흡을 보여준다. 정숙하고 현명한 부인 김씨가 조선조 최고의 문제아로 손꼽히는 난봉꾼 이춘풍의 인간 개조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웃음과 해학에 녹였다. 또 청탁과 매관매직이 유행하던 조선시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부정부패가 판을 치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한다. 마당놀이만을 위해 지난해 3억원을 들여 제작한 천막형 야외극장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내부구조를 뜯어 고쳤다. 삼베, 갑사 등 전통 소재를 활용해 새로 제작한 124벌의 의상도 볼거리다.

한편 2002년 '심봉사 심봤네'에서 탤런트 이덕화를 심봉사로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한 MBC는 올해 젊은 마당놀이를 표방한 '어을우동'으로 극단 미추와 맞붙는다. '어을우동'은 섹스 심볼로만 알려진 기생 어우동을 남성 우위의 권위주의 사회에서 유교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하는 여성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 철없는 마마린 역으로 나온 이재은이 '어우동'을 맡았다. 국악예술고등학교 출신인 이재은은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 무용과 서도 소리를 5개월 간 연습했다. '다모'의 작가 정형수가 극본을 맡아 마당놀이의 새로운 문법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우동을 보쌈해 겁탈하는 왕실 종친 '이기' 역은 코미디언 출신 탤런트 이재포가, 어우동의 바람둥이 남편 '이동' 역은 뮤지컬 배우 최낙희가 각각 연기한다. 20년 간 쌓아온 노하우와 고전에 충실한 극단 미추의 공연과 신세대 연예인을 동원해 오락적 요소를 최대한 살린 MBC의 공연 중 관객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문의 '이춘풍' (02) 747―5161, '어을우동' (02) 368―1515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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