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상승시 수익률 무제한 보장, 최대 손실폭은 원금 대비 9.4%로 제한, 2% 수수료만 내면 언제든지 중도 환매 가능…. 은행연합회와 증권업협회, 투신협회가 이처럼 일견 매혹적인 '코리아 주가지수연계펀드(KELF)'를 이 달 중순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한 6일, 기자는 한 시중은행 재테크 팀장을 찾아갔다. 수익률 표를 훑어본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글쎄요. 과연 증시로 돈이 몰릴까요?"
그가 설명한 이 상품의 문제점은 시중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을 위해 '고수익'이라는 미끼를 걸었으나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최소한 정기예금 금리(연 4%)의 2배 정도 되는 8.60%의 수익을 올리려면 주가지수 800을 기준으로 1년 후 주가지수가 960이 돼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다른 은행 재테크팀장은 이런 말도 했다. "개별 금융기관이 이런 '고수익 고위험'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고객 개인이 선택하면 되니까요. 그러나 각 은행과 증권사에서 일제히 똑같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관치 금융' 냄새가 납니다."
사실 이번 KELF는 정부가 10·29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뒤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에 유입하기 위해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이에 맞춰 지난 주 14개 투신운용사가 각자 개발한 모델을 은행연합회와 증권업협회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창구직원은 "이번 대책은 주가지수 900도 어렵다고 판단해 '개미'들이 빠진 주식시장에, 고수익을 미끼로 은행 고객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라며 "안전성을 가장 중시해야 할 은행이 나서 고객들을 위험성이 높은 상품으로 유도하는 게 과연 잘하는 짓이냐"고 혀를 찼다.
김관명 경제부 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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