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결국 숙적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004아테네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예선 및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결선리그 경기에서 일본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1승2패를 기록하며 3위에 그친 한국은 3전 전승을 올린 일본과 우리 팀에 뼈아픈 역전패를 안기며 2승1패를 기록한 대만에 2장의 아테네행 티켓을 내줬다.
반드시 일본을 넘어서야 3연속 올림픽 본선무대 진출을 이루는 한국. 국민영웅으로 추앙받는 나가시마 감독 체제하에 최강 멤버로 구성된 일본. 이날 경기는 올림픽티켓과 자존심을 내걸고 맞붙은 이들 두 드림팀 간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였다.
결과는 일본의 완승. 이변은 없었다. 일본과 한국 프로야구의 엄연한 실력차를 확인한 경기였다.
한국은 선발 좌완 이승호(LG)가 1회초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후속타자를 모두 내야땅볼로 간단하게 처리,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기회도 한국쪽에 먼저 찾아왔다. 2회말 박재홍(현대)이 1사후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나간 것. 그러나 정성훈(현대)과 장성호(기아)가 우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선취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찬스 뒤에 위기. 일본은 곧바로 3회초 선두타자 니오카(요미우리)의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와 마쓰이(세이부)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3루에서 미야모토(야쿠르트)의 깨끗한 좌전안타가 터지면서 1―0으로 앞서나갔다. 일본은 또 구원 등판한 임창용(삼성)을 상대로 6회초 조지마(후쿠오카)의 우전 안타에 이어 후쿠도메(주니치)의 우월 2루타로 1점을 추가,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역시 한국의 물방망이가 문제였다. 마운드가 버텨줄 때 방망이가 터져줘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법. 그러나 한국 타자들은 고비 때마다 헛방망이를 돌렸다. 한국은 4회말 2사 만루와 6회 1사1,2루의 찬스에서 후속 타자들이 삼진과 평범한 플라이로 고개를 떨궈야했다. 한 방이 너무나 아쉬웠다. 따지고 보면 한국 타자들이 못 쳤다기보다 일본 투수들이 한수위였다. 스피드는 오히려 한국 투수들보다 느렸지만 타격의 타이밍을 뺏는 볼배합과 변화무쌍한 변화구로 의욕만 앞세운 한국 타자들에게 영봉패의 수모를 안겼다. 한편 이날 대만은 중국을 3―1로 제압했다.
/삿포로=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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