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이 6일 "실무적 필요에 의해 이화영 보좌관이 지구당 사무원 명의로 실무계좌를 만들었다"며 별도의 차명계좌를 통해 대선자금을 관리해온 사실을 시인했다.이 의원은 이날 분과위원장단회의에서 "원칙적으로 후원금은 후원회 계좌에서 시·도지부를 거쳐 중앙당으로 보내는 절차를 밟았지만, 일부는 급해서 먼저 실무계좌에 넣어 쓰고 나중에 정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검찰이 이를 '차명계좌'라 부르면서 흑막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후원금 모두 영수증 처리한 만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대본부 공식계좌는 작년 9월 말 선대본부 발족 때부터 사용한 계좌와 대선 때 사용했던 계좌 등 2개로, 서울·인천·경기·제주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 9개, 돼지저금통 관리계좌를 합쳐 모두 12개"라고 밝혔다. 이중 선대본부 계좌 2개와 서울(4개)·제주(3개)후원회 계좌는 자신의 명의로 돼 있고, 경기·인천은 각각 후원회장인 천정배·이호웅 의원 명의로 돼 있다는 것.
하지만 선대위의 또다른 관계자는 "실무계좌는 후보단일화 이후 만든 것으로, 후원금 뿐만 아니라 다른 돈도 들어왔다"고 말해 이 계좌가 후원금 외에 다른 자금의 모금 통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급하게 돈을 써야 할 경우 일단 실무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받은 뒤 급한 대로 돈을 출금해 사용했다"면서 "나중에 선대위에서 내려온 돈으로 관련 후원회 계좌에 집어넣곤 했다"며 편법 운용 사실을 털어놓았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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