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거의 쓰지 않지만, 한때 우리 식구 모두 하루에도 몇 번씩 '꽃마음'이라는 말을 썼다. 지금 확인차 다시 찾아보니, 사전에는 그런 말이 나와 있지 않다. 중학교 2학년인 둘째가 어릴 때 처음 썼던 말이다."처음엔 내 생각이 어떠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어."
"아침엔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해."
"처음엔 엄마가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 않았잖아."
이럴 때 쓰는 말이 '꽃마음'이었다.
"꽃마음일 땐 일찍 들어오려고 했는데, 놀다 보면 잊어버려요."
그 말을 나는 이렇게 변형해 쓰기도 했다.
"꽃마음일 땐 자장면을 먹으려고 했는데, 막상 식당에 오니 짬뽕이 먹고 싶네."
그러나 아이가 크면서 언제부턴가 그 말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오늘 아침에 문득 생각나 그 말을 쓰니 아이가 조금은 썰렁하다는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아빠, 그건 이제 우리집 분위기하고 안 어울려요' 하는 것 같다.
꽃마음일 땐 우리 모두 그 말을 오래오래 쓸 줄 알았는데, 어느 결에 아이들의 몸이 어른만큼 커 가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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