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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사실상 혼란상태" 국내 다국적기업 CEO모임서 쓴소리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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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사실상 혼란상태" 국내 다국적기업 CEO모임서 쓴소리 쏟아져

입력
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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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 사실상 혼란 상태다. 외부적으로는 북한이 미국과 대치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내수 침제와 투자 감소로 경제가 불확실하다. 한국의 부정·부패사건이나 전투적인 노조 및 파업 등은 세계적 뉴스다. 정치적으로도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이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마르코스 고메즈 주한EU상공회의소 회장)"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질식될 정도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인력을 조정하는 게 용납되지 않는다. 생산성 증가를 앞지르고 있는 임금 상승은 한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 상공회의소 회장)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세계화를 위한 다국적 기업의 역할' 컨퍼런스에서 주한 외국인들이 내 놓은 쓴소리들이다.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협회(KCMC)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은 쌓인 불만과 한국 경제에 대한 뼈아픈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KCMC 이강호 회장이 운을 뗐다. 한국 그린포스 펌프 대표인 그는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8%를 이끌어낸 동인은 다름 아닌 외국인 투자였다"며 "반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는 눈에 띄게 격감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멍석'을 깔자 바이엘코리아 사장이기도 한 고메즈 주한EU상공회의소 회장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현재 한국 상황을 '혼란(confusion)'이라고 진단한 뒤 "중국이 5년 내에 지금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제품들을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잉코리아 사장이기도 한 오벌린 주한 미 상공회의소 회장도 거들었다. 그는 "한국은 임금으로는 중국과 경쟁 할 수 없다"며 "한국이 제도개혁, 규제완화, 시장자유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을 지속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곧 한국 몫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이 중국과 똑같이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모든 것이 같다면 외국인 투자는 한국 대신 중국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 CEO들이 이날 우려했던 부분중 하나는 역시 노사문제였다. 호전적인(militant) 노조에 대한 성토와 이러한 국가 이미지가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이라는 우려가 이어졌다. 2001년 20건에 불과했던 외국인투자기업의 노사분규가 9월말 현재 이미 30건을 넘어섰다고 참석자들은 밝혔다. KOTRA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김완순 박사는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노사 비무장지대를 선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경제자유구역만이라도 노사 무분규 지대로 만들어 외국인들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 조동성, 문휘창 교수,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 도리안 프린스 주한EU대사, 도미닉 바튼 맥킨지 아태 총괄 사장 등도 참석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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