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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수로공사 일시 중단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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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수로공사 일시 중단의 의미

입력
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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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대북 경수로사업을 잠정중단하기로 결정한 일은 예상됐던 사태지만 우리에게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2기의 원자로를 지어주기로 한 이 사업은 기공 당시만 해도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긴장을 풀어줄 해결책으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KEDO의 모태가 된 제네바합의 10주년을 앞두고 북핵 문제가 새로운 갈등단계로 접어들면서 경수로사업도 파행을 거듭해 왔다.KEDO의 결정은 경수로사업의 잠정중단이라고 한다. 그래서 윤영관 외교장관의 논평처럼 1년 후에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 앞으로 6자회담이 잘 풀려서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공사를 재개할 수도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미 부시정부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핵 물질 추출이 가능한 핵발전소를 북한에 지어줄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정책이다. 미국은 6자회담이 성공하더라도 에너지 문제는 다른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 같다.

경수로사업이 중단될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될 수 있다. 우선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경수로 중단을 이유로 6자회담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그동안 경수로사업에 많은 책임을 분담해 온 한국으로서도 사후처리가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경수로 중단결정은 보다 넓은 관점, 즉 북핵 사태의 궁극적 해결이라는 틀 속에서 바라볼 필요를 느끼게 한다. 제네바합의가 사실상 무너진 상태에서 북핵 해결의 모델은 6자회담에서 합의되어야 한다. 6자회담이 성공하게 되면 경수로사업을 포함한 북한의 에너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협상의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북한도 이 정도는 능히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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