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대출 규제를 우려한 사람들이 미리 앞다퉈 빚을 내면서 은행 가계대출이 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9조1,346억원으로 9월말에 비해 4조2,594억원이 늘어 9월 증가폭(3조2,129억원)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10월의 6조1,221억원 이후 1년만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7,171억원으로 연중 최대 폭을 기록하며 역시 작년 10월의 3조8,079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한은은 "정부의 규제 강화 이전에 미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부가세 납부 수요 등으로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은행의 기업자금 대출은 2조6,000억원이 증가했지만 대기업 대출은 3,000억원이 줄어 3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됐다. 투자·소비 위축으로 대기업과 개인들이 돈을 많이 빌리지 않아 10월 총유동성(M3) 증가율은 5%후반 수준으로 9월의 7.3%(잠정)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총유동성 증가율이 5%대로 떨어진 것은 2000년 8월 이후 38개월 만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