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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연주… 뚜렷한 공명 쇼팽콩쿠르 우승 "당 타이 손"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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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연주… 뚜렷한 공명 쇼팽콩쿠르 우승 "당 타이 손" 내한공연

입력
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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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당 타이 손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콩쿠르 우승자 4명을 초청해 눈길을 끈 마스트미디어의 '쇼팽 콩쿠르 우승자 시리즈' 마지막은 1980년 우승자인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사진)이 장식한다. 1992년, 2000년에 이은 세 번째 내한이다. 연주는 16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5년마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쇼팽 콩쿠르는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 현역 최고의 피아니스트를 배출해 세계 최고의 피아노콩쿠르로 자리잡았다. 1927년 시작된 후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다가 1947년부터 다시 열렸다. 쇼팽의 곡만 가지고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58년 생으로 하노이 음악원에서 공부한 당 타이 손은 80년 제10회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는 영예를 안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교복을 입고 출전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당시 예선 탈락자였던 크로아티아 출신 이보 포고렐리치와 항상 비교돼 거론된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현역 최고의 여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자신처럼 힘있고 '끼'가 넘치는 이보 포고렐리치가 탈락한 데 격분해 "그는 천재"라고 외치며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러나 다른 심사위원들은 주관적 해석이 강한 포고렐리치보다는 섬세하고 단아한 당 타이 손의 연주를 훨씬 높게 평가했다. 이후 포고렐리치는 스타로 떠 올랐으나 당 타이 손은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감이 있다.

2000년 제14회 대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김정원은 탈락하고 중국의 윤디 리가 우승했다. 그런데 콩쿠르 우승자 연주회에는 거꾸로 김정원이 초청 받는 이변이 발생했다. 중화권에서는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3월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윤디 리의 내한연주는 젊고 말쑥한 외모와 열정적 무대 매너로 소녀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지만 음악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당 타이 손의 연주가 한 수 낮다고 할 수는 없다. 그가 연주하는 쇼팽의 음악은 단아하다. 카리스마와 열정을 보여주지 않을 뿐 연주력이 모자란 것은 아니다. 55년 대회에서 2위를 한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우승한 아담 하라셰비치보다 유명해지긴 했지만 하라셰비치의 쇼팽 음반은 나름대로의 멋과 그 만한 가치가 있다.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일본 도쿄예술대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드뷔시의 '전주곡집 제2권 중 5개의 전주곡', 프랑크의 '전주곡, 합창과 푸가'와 장기인 쇼팽의 '뱃노래' '4개의 즉흥곡'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大) 폴로네이즈' 등을 들려준다. 3만∼7만원. (02)541―6234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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