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이렇게 세상을 떠나면 어떡해…."4일 오후 2시 서울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중견 탤런트 박원숙(54·여)씨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한 채 한없이 오열했다.
박씨의 아들 서범구(35)씨는 3일 낮 12시30분께 서울 강서구 염창동 260의 8 이면도로 옆 비탈길에서 뒷걸음 쳐온 생수배달용 1톤 화물차에 치여 쓰러졌다. 서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이대목동병원으로 긴급호송됐으나 이내 숨졌다. 이날 사고는 화물차 운전자 심모(24)씨가 비탈길인 데도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채 주차한 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차가 후진하면서 일어났다. 경찰은 심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서씨는 남편과 이혼 후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던 박씨에게 정신적인 지주이자 버팀목이나 다름없던 유일한 '희망'이었다. 박씨가 한 남자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세 번째 결혼한 남편과도 1995년 이혼, 최근까지 드라마 출연료를 압류 당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 오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지만, 1968년 중앙대 재학 시절 결혼해 낳은 아들인 서씨는 고비 때마다 어머니를 보살펴 줬기 때문이다. 박씨가 최근 SFA 연기학원을 설립하고, 드라마에 활발히 출연해 연륜을 담은 깊이 있는 연기로 각광을 받으며 막 제2의 연기인생을 꽃피우려던 차여서 서씨의 죽음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했다. 아들 서씨는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TV 외주제작사 'Mcity 프로덕션'의 PD로 일해왔으며 아내와 5살 난 딸을 두었다.
박씨의 매니저 오인환(38)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입은 상태"라며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으로 오열하며 아들의 이름만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는 김수미, 최수종, 양지운씨 등 선후배 연기자들의 문상이 줄을 이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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