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4일 수감된 피의자를 가석방시켜주겠다며 금품과 향응 접대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 사저 경호팀장 김모(42)씨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청와대 경호실 수행과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해 8월 주가조작혐의로 수감된 장모(35)씨의 교도소 동기 김모(35)씨로부터 장씨를 가석방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3,3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김씨는 "청와대에 부탁해보겠다"고 말한 뒤 실제 지난해 11월 청와대 행정차량을 타고 장씨가 수감된 교도소를 방문, 장씨를 특별면회했으며, 가석방 청탁 명목으로 교도소장에게 500만원을 건넸다가 거절 당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어 법무부 간부, 전 청와대 비서진 등에게 청탁을 해야 한다며 본인이 직접 강남의 최고급 룸살롱을 지정, 올 초까지 한차례 수백만원대의 호화 접대를 10여차례나 받았다.
조사결과 김씨는 또 2000년 9월 H정보기술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청탁받은 직원의 퇴출을 막아달라고 요구했고, 2001년 7월에는 서울시내 모 부구청장에게 "청원경찰의 근무지를 바꾸지 말아달라"는 압력성 전화를 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에게 가석방을 청탁한 장씨가 올해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된 사실에 주목, 김씨가 청와대 관계자 등에게 로비를 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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